9월 화제의 책 ‘한국사 이상현상 연구원’

출간된 8월 말부터 9월 내내 온라인 서점을 비롯한 서점 판매 순위 최상위에 있는 최인서 작가의 <한국사 이상현상 연구원>.

한국형 아카이브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로 서점가를 휩쓸어 문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23년 서브컬처 창작 플랫폼 포스타입에 연재를 시작하면서부터 누적 조회수 55만회를 기록하더니 X(구 트위터)에서도 관련 게시물이 100만뷰를 넘으며 엄청난 팬덤을 만들었다.

2001년생으로 어린시절부터 문학과 역사를 좋아해 사학을 전공했다는 작가 최인서의 <한국사 이상현상 연구원>은 전통적인 소설 양식을 벗어나 탐사 지침서, 사건 보고서, 녹취록, 채팅 내역 등의 ‘아카이브(문서)’ 형태로 서사를 구성하여 독자가 직접 사건을 추적하는 듯한 현장감과 몰입감을 준다.

이전에도 이런 문서형 소설이 없었던 것이 아니지만, 이런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한국사 이상현상 연구원>은 무신정변 이후 폐위된 고려 의종, 백제 성왕의 최후, 병자호란 당시의 환향녀, 경신대기근 등 정교한 역사적 사료와 사건들을 모티브로 활용하여 기이한 이상현상을 다루며 독자들의 몰입을 끌어낸다.

탐사 지침서와 사건 보고서, 음성 녹취록과 면담 기록, 직원들의 채팅 내역으로 이루어진 아카이브 속에서 독자를 사건을 바깥에서 지켜보는 관찰자가 아니라, 어긋난 기록과 삭제된 행간을 해석해야 하는 또 다른 탐사원이 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사랑받는 또 다른 이유는 “역사의 행간마다, 끝내 지워지지 못한 원한이 서려 있다”는 책 소개처럼 단순히 공포감을 주는 장르적 재미에 머물지 않고, 역사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이름 없이 사라져 간 무수한 사람들의 삶과 슬픔(한)에 조명을 비추며 깊은 서사적 울림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책을 읽은 사람들 중에는 소장할 정도는 아니라며, 서류 뭉치 속에서 발견하는 이야기들이 깊이 있는 서사의 무게감을 주지는 못한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르의 다양성 확장이라는 면에서 가지는 의미까지 가볍게 볼 수는 없다.

기존의 소설이 가지는 틀에서 벗어난 아카이브형 소설도 출판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사례를 확실하게 남겼으니 말이다.

사실 이야기가 형식의 파괴나 새로운 시도라고 해서 독자의 주목을 받는 것은 아니기에, <한국사 이상현상 연구원>이 가진 흥미로운 이상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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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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