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

 

나이가 든다는 게 더 이상 포용과 지혜로 인식되지 않는 시대다.

늙크크니 꼰대니 ‘어른’이 아닌 늙은 자로 전락해버린 요즘 시대에 진짜 어른 이야기가 세상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출간 즉시 세계를 사로잡은 ‘하얀 책’ 테오!

세상에 책임감을 저버린 어른들 탓인지, 버릇없는 젊은이들 탓인지 그것도 아니면 돈 밖에 모르는 물질만능주의 탓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하지만 그래서 더 그리운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을 사람들은 소설 ‘테오’에서 발견하고 있다.

대가 없는 선의와 무용해 보이는 친절이 우리는 모두 그립다.  이런 작은 다정함이 타인과 느슨하게 연결되는 공동체의 유대감을 만든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선의는 손해로, 친절은 만만함으로 돌아오는 계산법에 대비하는 게 더 안전하고 익숙하다.  이런 현실에선 만나지 못하지만 어쩐지 닮고 싶은 할아버지 ‘테오’를 사람들은 소설에서 만나고 있다.

어느 봄날, ‘골든(Golden)’이라는 미국의 작은 남부 마을에 ‘테오’라는 86세의 의문의 노신사가 찾아와 정착한다. 마을 주민들은 그의 정체나 마을에 오게 된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테오는 조용히 마을 생활에 적응해 나간다.

그러던 중 테오는 마을의 한 카페에 방문했다가, 벽면을 가득 채운 수십 점의 연필 초상화를 발견하게 된다. 그 초상화들이 바로 골든 마을 주민들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된 테오는 초상화들을 직접 구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림 속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초상화를 선물로 내어주며, 그들이 품고 있던 삶의 이야기, 상처, 그리고 고충에 귀를 기울여준다. 

그렇게 테오는 예술, 책, 새, 그리고 음악 등을 매개로 마을 사람들과 깊은 교감을 나누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사심 없는 친절과 선의를 베푼다.

그와의 만남을 통해 잃어버렸던 스스로의 가치와 다정함을 되찾은 주민들은 테오를 중심으로 연대하게 되고, 마을에는 훈훈하고 정겨운 변화의 물결이 퍼져 나가게 된다.

첫 장편 소설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70대의 앨런 레비는 2018년부터 4년 간에 걸쳐 테오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소설 하나에 4년이라는 시간을 내었다는 것부터 테오라는 소설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으로 탄생한 것인지 짐작하게 한다.

겉모습은 더없이 매끄럽고 세련되어졌지만 정작 온기는 옅어진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테오는 내면 깊은 곳에서 갈구하는 ‘다정함’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다.

자비출판만으로 17만 부, 정식 출간 후 반년 만에 100만 부를 돌파한 ‘테오’의 기록이 말해주는 소설의 아름다운 기능이 앞으로도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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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경 에디터

ynk89@editori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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