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잠실 서울 책보고에서 열린 구병모 작가의 ‘덕질토크’ 현장에 다녀왔다.
한번 웃음이 터지면 멈추지 못한다는 웃음이 많은 구병모 작가의 북토크 현장은 그야말로 열혈 독자 관객들로 가득했다.
최단 시간인 30분 안에 신청이 마감되었다는 서울책보고 김수현 본부장의 인사로 시작된 북토크 현장은 참여자들의 기대와 열기로 뜨거웠다.
오은 시인의 진행으로 시작된 토크는 <파과>를 쓰게 된 이야기부터 작가의 앞으로 나올 신작 이야기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어졌다.
냉장고에서 썩은 복숭아가 떨어진 조각들을 보며 주인공 ‘조각’의 이름을 짓게 되었을 때 운명이라 느꼈다는 작가의 말에서 작품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많은 독자들이 사랑하게 된 <파과>의 매력은 무엇보다 노년의 여성이 가진 일반적인 상식을 뒤엎은 과감한 상상력이다.
하지만 토크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은 작가의 모습에서 킬러 이야기를 거침없이 써 낸 작가보다 가정을 지키는 엄마의 모습이 더 보였다.
그는 여느 주부처럼 글 쓰는 시간을 따로 내기 힘든 생활에서 짬을 내어 글을 썼다고 말했다.
박완서 작가도 막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야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내었다고 고백한 말이 오버랩되었다.
글을 쓰는 과정도 구병모 작가는 철저하게 설계하는 타입이 아니라고 전했다.
자신은 그저 본능과 감각으로 써 나간다는 말에 타고난 재능은 역시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그는 결말은 먼저 만들어야 그에 맞춰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타입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주인공 ‘조각’을 착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연루된 존재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걸 깨닫는 사람이라고 풀어내며, 인물에 대해 의도한 바가 없었음을 피력했다.
특히, 17년 간 글을 쓰게 만든 동력에 대한 독자의 질문에 동력이 없어도 하는 것이 노동이라며 자신의 글쓰기가 너무 당연한 노동에 가깝다는 작가의 말에서 그의 성실함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작가를 향한 참여자들의 애정과 열기에서 소설이 주는 힘이 느껴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서울책보고 김서연 기획콘텐츠팀 김서연 과장은 북토크 참여 신청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만족도도 높다고 전했다.
작가들의 북토크 행사가 많아지는 최근 출판계의 트렌드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