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가 우리 곁을 떠났다.
갑자기 들려온 그의 별세 소식에 무상한 슬픔이 가슴을 휑하니 뚫고 지나간다.

평소 길거리에서 알아보지 못하는 조용한 삶을 선호하여,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하고 인터뷰도 하지 않던 작가의 별세 소식은 너무 뜻밖이었다.
지난 27일 고단샤 출판사의 공식 발표로 알려질 정도로 세간에 그의 투병 소식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편집자들도 놀랄 정도로 꾸준히 작품을 써 왔다는 그의 성실한 일상에 병마가 끼어들었다는 뒤늦은 소식과 투병 중에도 멈추지 않았다는 그의 작품에 대한 애정만이 사람들에게 먹먹하게 전해졌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답게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원고 마감을 어긴 적이 없다는 작가의 일상이 어렴풋이 그려진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으며 느꼈던 잔잔한 감동이 다시 떠올려졌다.
‘용의자 X의 헌신’과 ‘가면 산장 살인사건’을 비롯한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긴장과 해소의 팽팽한 리듬은 일상의 작은 즐거움이었다.
독자를 속이는 것보다 중요한 건 독자를 놀라게 하는 것이라던 그의 작품들은 늘 예상을 깨어 추리 소설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해주었다.
1958년 오사카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때 누나가 가져온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과 마스모토 세이초의 소설을 읽으며 추리 소설에 빠져들었다.
논리적인 구성이 절대적인 추리소설은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던 그의 기질과 딱 맞아 떨어졌을 것이다.
비교적 이른 나이인 27세에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지만 14년 동안 무명에 가까운 시기를 보냈다.
그러던 중 1998년 발표한 ‘비밀’을 계기로 주목을 받으며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하고 나오키상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받으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무려 106권의 작품을 발표했던 그의 창작에 대한 열의 때문일까? 그와의 이별이 더 안타깝게 다가온다.
그가 남긴 추리 소설에 대한 열정이 많은 이들에게 이어지기를 바라며 위대한 작가의 영면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