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table] 앤 카슨이 문학에게 건네는 말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앤 카슨 작가에게 가장 먼저 보인 건 76세의 여성작가라는 점이었다.

미국 법정 드라마 ‘매틀록’의 주인공은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다며 나이든 여자를 ‘투명인간’으로 표현한다.

그래서였을까?

앤 카슨의 수상 소식에서 느낀 통쾌함은 나이 들어가고 있는 여자만이 알 수 있는 묘한 감정이었다.

그렇다고 그녀의 문학적 깊이나 새로운 시도가 만들어낸 문학적인 성과를 이런 값싼 공감으로 엮으려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녀가 이루어 낸 문학적 성과가 76세라는 그녀의 나이를 더 빛나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이루어 낸다는 건 어쩌면 꽤 많은 시간이 축적되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걸 그녀가 마치 증명해준 듯한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앤 카슨의 노벨문학상 소식은 AI시대의 고전의 가진 가치와 인간이 앞으로 더 시도해야 하는 문학적 도전에 대한 권유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이 AI에게 굴복하지 않기 위한 지성의 탐구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앤 카슨은 고전과 창작을 별개의 영역으로 취급하지 않고, 고전을 연구하는 학문적 태도가 창작의 재료가 되었고, 시를 쓰는 상상력은 고전 텍스트를 새롭게 읽는 방법이 되었다.

앤 카슨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 서점가에서 그녀의 책은 단박에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작년 수상자인 라슬로 크로스너호르커와는 비교도 안되는 인기몰이다.

이는 앤 카슨의 소설이 이미 한국에서 출간되어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지 못한다.

한국에 출간된 그녀의 작품들 중 <빨강의 자서전>은 신화의 승자이자 중심인 ‘헤라클레스’가 아닌 패배자이자 약자인 붉은 괴물 ‘게리온’의 내면과 아픔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 수작이다.

특히, 서사와 서정시의 경계를 허문 독특한 형식에 시각적인 이미지를 통한 주인공의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의 새로운 문학적 시도는 추앙받아 마땅해 보인다.

AI시대의 고전의 재해석은 우리의 지성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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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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