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서울시립 북서울 미술관은 ‘2026 타이틀 매치’ 전시로 <오인환 VS 장서영 :휴먼 에러>를 오는 8월 22일까지 전시한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2014년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처음 시작하여 올해 13회를 맞이하는 ‘타이틀 매치’ 전시는 북서울 미술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연례 기획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타이틀 매치 전시는 매년 서로 다른 세대이거나 시각 또는 다른 작업 방식을 가진 두 작가를 초청해 경쟁과 대화 그리고 협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전시로 기획되었다.
스포츠나 격투기의 챔피언전을 떠올리게 하는 ‘타이틀 매치’이지만 경쟁 그 자체보다는 대화와 경쟁 그리고 협업을 통한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의 탐구에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 주제인 휴먼 에러(Human Error)는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한계나 불완전함 때문에 발생하는 인적 실수나 오류를 뜻한다. 또 산업현장이나 기술 시스템에서 사고의 원인을 판별하고 통제와 교정해야 할 결함으로 다루어지는 개념이다.
타이틀 매치 <오인환 vs. 장서영: 휴먼 에러> 전시에서는 휴먼 에러를 인간 존재의 본질이자 창작의 원천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최첨단 기술과 AI가 인간의 영역을 대체하고 있는 현대 사회 시스템이 오류 없는 효율성과 규범을 요구하는 때가 되면, 예술가는 의도적으로 정해진 시스템을 교란하고 궤도를 벗어나는 즉, 에러를 일으키는 존재가 된다.
하지만 이런 인간의 오류는 극복하거나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기계나 기술과 구분되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근본 조건이라는 역설이 생겨난다. 이런 역설은 최첨단 기술이 인간의 창작을 대체할 수 있다는 믿음이 팽배해진 시대에 도리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작의 본질을 탐구해야 한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오인환 작가는 1965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뉴욕시립대학교(CUNY) 헌터컬리지 대학원을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2015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선정한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였으며, 관습적인 전시 형식을 전복시키고 사회적 소통과 차이의 공존을 유도하는 대표적인 개념 미술가로 평가받고 있다.
마르셀 뒤샹의 <샘>으로 대표되는 개념 미술은 시각적인 결과물보다 작가의 아이디어나 발상 그리고 개념 그 자체를 미술 작품의 핵심으로 삼는 현대미술이다.
또 한 명의 참여 작가인 장서영 작가는 1983년생으로 영상과 텍스트 그리고 조각 및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사회 구조 안에서 비가시화되거나 결핍되고 불완전한 상태로 존재하는 주체들을 다루는 현대미술가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조소과와 독일 베를린 예술대학교(UdK) ‘Art in Context’ 석사를 거쳐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뉴미디어아트상을 수상하였다.
장서영 작가는 사회에서 인정하는 생산적이거나 건강함의 기준에서 벗어나 있는 소외된 신체가 겪는 불안과 공허함을 조명한다. 존재와 부재 사이의 애매한 경계에 놓인 대상을 탐구하는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리콘 바니타스(Silicon Vanitas)’를 통해 인류의 오래된 미술사적 주제인 바니타스를 동시대 기술환경 속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실리콘(규소)은 반도체의 핵심 재료로 컴퓨터와 스마트폰 특히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 전반을 가능하게 하는 물질이자 현대 기술문명의 기반을 상징하는 물질이다.
반면 바니타스는 삶의 덧없음과 죽음의 불가피성을 상기시키며 유한성을 성찰하게 하는 예술 형식이다. 작가는 영속한 삶을 향한 인류의 무분별한 발전에 제동을 거는 인간 신체를 대비시키면서 인간의 조건을 다시 묻고 있다.
이번 타이틀 매치 전시에서 개념미술의 소통과 해체와 존재의 미세한 결핍과 감각을 보여주는 두 작가의 긴장감 있는 대화가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설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