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 1938~2026)의 회고전이 오는 12월 27일까지 세화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지난 4월 30일 타계한 작가 바젤리츠가 생전에 구상한 마지막 전시 중 하나로 고유한 조형 언어를 다각도로 재조명하고, 그의 예술적 유산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 39점을 포함해 바젤리츠 예술의 전모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회화와 드로잉, 조각 등 총 46점을 선보이며, 바젤리츠의 1960년대 초기작부터 생애 마지막 시기의 작품까지 약 60년에 걸친 예술 세계를 볼 수 있다.
바젤리츠는 독일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로, 20세기 후반 독일 미술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한 현대미술의 핵심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는 미술사 전체를 참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과거 작품마저 재해석의 대상으로 삼으며 끊임없이 모티프를 변주했다. 바젤리츠는 치열한 매체 실험과 사유의 과정을 통해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4월 초 세화미술관 전시기획팀이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독일 현지에서 바젤리츠를 만나 진행한 생전 마지막 인터뷰 영상도 공개한다.
영상에서는 60여 년에 걸친 예술 여정에 대한 회고와 함께 한국과 독일이 공유한 전쟁과 분단의 경험, 그리고 유럽과 아시아 미술에 관한 바젤리츠의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바젤리츠의 주요 연작과 대표 도상을 따라가며, 형상의 역전과 반복이라는 독창적인 조형 언어가 어떻게 시대와 함께 변화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전시는 역사와 인간, 회화에 관한 질문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사유의 장으로 남아 있다는 점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작가는 생애 마지막 인터뷰에서 “검은색은 미학적 의도의 시작이고, 금색은 그 과정의 끝”이라고 말했다. 노년에 이른 거장은 역설적으로 가장 화려한 금빛으로 나이 들어가는 인간의 연약함과 삶의 무게를 담담히 고백한다.
신체적 한계 앞에서도 작업은 멈추지 않았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며 손이 채 닿지 않는 거대한 캔버스를 바닥에 깔아 놓고 이어간 작업에서 화면에 남은 물감과 손수레 바퀴, 보행 보조기의 자국은 그 자체로 실존의 궤적이 됐다.
안미희 세화미술관장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예술 세계를 국내에서 가장 폭넓게 조망하는 전시이자, 작가 타계 후 그의 예술적 유산을 되새기는 뜻깊은 회고전을 준비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 너머의 새로운 감각과 영감을 만나는 뜻 깊은 시간을 누려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전시 기간에는 작품의 이해를 넓히는 연계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된다.
오는 9월 1일에는 바젤리츠의 유족 다니엘 블라우(Daniel Blau)와 미술사학자 윤희경의 대담이 열려 작가 생전 곁에서 지켜본 바젤리츠의 작업 세계와 그의 작품이 왜 이 시대에 중요한지 이야기 나눈다.
또 다른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거꾸로 보는 눈>이 예정되어 있으며 오디오가이드는 가수 빈지노가 목소리를 맡았다.
전시 입장료는 일반 1만5000원, 학생 1만원이며 네이버 예약이나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세화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