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로해

75세 여성 활동가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너를 위로해>가 프로방스 출판사에서 새로 나왔다.

전쟁 중에 태어난 한 소녀가 가족의 울타리를 지나 여성과 한부모가족을 위한 활동가로 살아가기까지.

<너를 위로해>는 저자 권명애가 삶의 기쁨과 상처, 사랑과 이별을 글과 그림으로 되짚으며 자신과 화해해 가는 과정을 담은 인생 에세이다.

저자는 지나온 시간을 아름답게 포장하거나 아픈 기억을 지우려 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의 열등감, 청춘의 방황, 결혼과 육아, 가족 안에서 겪은 상처를 차분히 돌아보며 그 시간들이 지금의 자신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살핀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나를 만나다’에서는 출생과 성장, 영화와 독서가 열어준 세계, 삶의 방향을 찾아가던 청춘을 이야기한다.

‘폭풍 속을 걷다’에서는 결혼과 가족의 위기, 여성과 한부모가족을 위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타인의 삶과 연결해 간다.

‘다시 꽃을 피우다’에서는 손녀와 여행, 시골생활과 공동체, 다시 시작한 그림과 남아 있는 날들에 대한 마음을 담는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여러 색깔과 모양의 천 조각을 이어 만든 조각보에 비유한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경험도 하나씩 이어 붙이면 그 사람만의 작품이 된다.

<너를 위로해>는 그 조각들을 버리지 않고 끝내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는 기록이다

저자 권명애는 전쟁 중에 태어나 결혼과 육아, 가족의 위기를 지나 여성과 한부모가족을 위한 활동에 참여했다. 가정폭력 피해여성 상담과 한부모 단체 조직, 그룹홈 운영 등을 통해 어려움에 놓인 이웃들과 함께했다.

시골에서 생활하며 유기농 식품 생산과 요리 지도 등 다양한 일을 했으며, 노년에 다시 그림과 글을 통해 자신의 시간을 돌아보고 있다.

<너를 위로해>에는 75년의 삶을 이루어온 기억과 관계, 자신과 이웃에게 전하고 싶은 감사와 위로를 담았다.

우리는 종종 지나온 삶을 이루지 못한 일과 잘못된 선택으로 기억한다. 부모로서 부족했던 순간,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지 못한 말, 자신을 돌보지 못한 시간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그러나 이 책은 후회에 머무르지 않는다. 저자는 당시의 자신이 무엇을 견디고 있었는지 돌아보고, 불완전했던 모습까지 자기 삶의 일부로 끌어안는다.

자신에게 건네는 “수고하고 애썼다”는 말에는 그 시간을 통과한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온기가 담겨 있다.

저자의 시선은 개인의 기억에서 사회로 넓어진다. 가정폭력과 성폭력 피해여성, 한부모 여성가장들을 만나며 자신의 경험이 누군가를 이해하고 돕는 바탕이 될 수 있음을 발견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사정으로 삶의 위기를 통과한다.

저자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팎의 현실을 보여주고, 서로를 지지하는 관계가 어떻게 다시 살아갈 힘이 되는지 전한다.

노년에 이른 저자는 시골에서 쌓은 추억, 여행에서 만난 풍경, 가족과 이웃에게 나누는 음식은 일상 속 기쁨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다시 도시로 돌아온 뒤에도 공동체를 향한 마음은 이어진다.

이 책은 나이 듦과 남은 삶을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지금 자신에게 어떤 말을 건넬 것인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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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경 에디터

ynk89@editori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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