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용서했어

심영보 작가의 소설 <겨울을 용서했어>가 메이킹 북스에서 새로 나왔다.

이 책은 <쓰니는 젊으니>라는 시집으로 활동을 시작한 심영보 작가의 첫 소설로 길고양이 ‘삼색이’와 ‘치즈’의 눈을 통해 혹독한 계절과 인간 사회의 폭력, 위기의 순간 나누는 다정한 온기와 연대를 담아낸 작품이다.

겨울은 길에서 사는 동물들에게 유난히 가혹한 계절이다.

온기를 나눌 곳도, 배를 채울 곳도 마땅치 않은 그 계절을 견뎌내야 하는 존재들.

이 소설의 주인공인 길고양이 ‘삼색이’와 ‘치즈’ 역시 그 혹독한 겨울을 온몸으로 통과한다.

<겨울을 용서했어>는 고양이의 맑고 순진한 눈을 통해, 아무렇지 않게 생명을 사고 또 내다 버리는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을 가감 없이 비춘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강아지를 물건처럼 ‘선택’하고 결국 감당하지 못해 버리는 사람들, 정성껏 가꾼 텃밭에 낯선 발자국이 남았다는 이유만으로 화살을 겨누는 손, 밥그릇에 슬며시 쥐약을 놓는 마음까지.

소설은 동물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가해지는 크고 작은 폭력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조명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끝내 온기를 놓지 않는다.

상처와 이별의 순간에도 작가의 문장은 다정함을 잃지 않는다. 낯선 인간의 손길에서 처음 느끼는 따뜻함, 위기의 순간 서로를 지키려는 마음, 그리고 끝내 곁을 내어주는 이들의 존재가 이 이야기를 절망이 아닌 희망 쪽에 머무르게 한다.

<겨울을 용서했어>는 그렇게 아프고도 다정한 시선으로, 지금 우리 곁의 작은 생명들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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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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