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세 지향적인 평범한 예심 판사 이반 일리치는 새로 구한 집에 어떻게 커튼 휘장을 달지 도배장이에게 보여주려 사다리에 올랐다가 떨어지며 틀 손잡이에 옆구리를 부딪치게 된다.
다친 부위가 아팠지만 이내 통증은 사라졌고, 이반 일리치는 아내와 아이들과 새집에서 만족스런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소했던 옆구리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여러 의사를 찾아갔지만 그들은 통증의 원인을 찾는데만 집착할 뿐 정작 이반이 느끼는 공포와 절망감에는 무관심했다.
가족도 마찬가지여서 아내는 자신의 사회적 체면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여 남편의 고통에는 관심이 없다.
고통에 시달리던 이반은 죽음과 가까워지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인간관계와 사회적 체면이 아무 의미 없음을 깨닫게 되면서, 오직 한 사람, 일꾼이자 농부인 게라심만이 이반의 고통에 진심 어린 동정과 위로를 건넨다는 걸 알게 된다.
하지만 이반은 죽음을 맞이하면서 가족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자 그들 또한 자신 때문에 고통 받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죽음을 맞이한 이반이 타인에 대한 사랑과 용서를 통해 죽음에 대한 공포와 고통이 사라지는 걸 경험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러시아 대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 1828~1910)의 단편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인간이 집착하는 사회적인 명성이나 재물이 죽음 앞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어지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인간의 숙명인 죽음 앞에서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1886년에 발표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톨스토이가 작가로서 엄청난 성공을 이루고 극심한 삶의 허무함과 죽음에 대한 공포로 깊은 정신적 위기를 겪은 후 발표한 작품이다.
톨스토이는 50대에 <전쟁과 평화(1869년)>와 <안나카레리나(1877년)>의 성공을 이루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오히려 정신적인 위기와 회의를 겪고, 가치관의 변화를 겪는다.
그는 원시 기독교 사상과 금욕주의 그리고 비폭력 무저항주의로 가치관을 전환하며, 직접 농사일을 하고 짚신을 짓는 등 소박하고 청빈하게 생활했다.
하지만 특권을 버린 검소한 생활과 사유재산을 포기하려는 톨스토이를 두고 아내와 가족들과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결국 톨스토이는 아내 소피아와 사유 재산과 저작권 포기를 두고 갈등을 겪다가 82세의 나이에 가출을 한다.
그 대문호가 방랑을 하다 작은 시골 마을 기차역에서 폐렴으로 세상을 떠난다.
마치 이반 일리치처럼 가족의 이해를 얻지 못하고 쓸쓸하게 홀로 생의 마지막을 맞이한 톨스토이.
인간은 왜 죽음이 바로 앞에 다가올 때까지 가장 중요한 것을 알아채지 못하는가?
위대한 작가 톨스토이만이 인간이 욕망을 멈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고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가족들을 어떻게 하지는 못했다.
오직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이반이 죽음 직전에 깨닫는 타인에 대한 사랑과 구원만이 톨스토이가 도달한 사상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