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북아프리카 알제리 고원의 외딴 산 꼭대기 학교.
프랑스인 교사 ‘다뤼(Daru)’는 추위 때문에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들을 기다리며 홀로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지역 경비원인 누아르(Balducci)가 사촌을 도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아랍인 죄수를 손을 묶은 채 학교에 온다.
그러면서 그는 다뤼에게 아랍인 죄수를 하룻밤 맡은 후 다음 날 탕기(Tengur)에 있는 경찰서로 이송하라며 떠나버린다.
하지만 다뤼는 아랍인을 죄수가 아닌 ‘손님’으로 대한다. 그의 결박을 풀어주고, 식사를 함께 나누며, 같은 방에서 잠자리를 마련해 준다.
다음 날 아침, 다뤼는 아랍인을 데리고 산길을 내려와 두 갈래 길에 서게 된다.
경찰서가 있는 동쪽 길과 도망칠 수 있는 사막으로 가는 남쪽 길 앞에서 다뤼는 아랍인에게 약간의 돈과 며칠 치의 식량을 주며 “너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라”고 말한 뒤 학교로 향한다.
길을 걷다 돌아본 다뤼는 아랍인이 도망치지 않고 경찰서가 있는 동쪽 길을 향해 걸어가는 걸 발견한다.
다뤼가 학교에 돌아오자 칠판에는 “너는 우리 형제를 경찰에 넘겼다. 너는 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라는 아랍인들의 협박이 적혀있었다.
다뤼는 도덕적 양심에 따라 아랍인을 구하고자 최선을 다했고 자유를 주었으나, 현실에서는 양측(프랑스 당국과 아랍 주민) 모두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비난받는 처지가 된다.
다뤼가 사랑했던 그 고요한 고원지대에서 그는 완전히 혼자가 되었음을 느끼며 소설이 끝난다.
‘이방인’으로 유명한 알베르 까뮈의 단편 소설 <손님>은 1957년 발표된 까뮈의 단편집 <유배와 왕국>에 수록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알제리에서 태어나 알제리에 대한 애정이 있는 까뮈가 프랑스와 알제리 사이에서 어느 편에도 서지 못하는 현실적인 고민을 보여주고 있다.
또, 1957년은 까뮈가 43세의 나이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해이기도 하다.
노벨상 위원회가 “인간 양심의 문제를 밝혀낸 카뮈의 뛰어난 문학적 창작 활동 전체”를 수상 사유로 발표했듯 단편 소설 <손님>은 이런 까뮈의 작가 정신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까뮈는 실존주의 대표적 인물로 알려졌지만, 그는 고정된 진리를 거부하는 실존주의는 또 다른 고정된 진리를 만들게 된다며 실존주의를 거부했다.
까뮈가 태어난 나라이기도 한 알제리는 1830년부터 프랑스의 식민지였다가 1954년부터 1962년까지 독립운동을 벌이며 프랑스와 전쟁을 벌인 결과 프랑스로부터 독립한다.
까뮈의 단편 <손님>의 배경이 되는 알제리 독립전쟁은 1954년 공식적으로 시작된 날을 기념하여 ’11월 1일 전쟁’이라고도 불린다.
알베르 까뮈의 단편 <손님>은 고요한 산중 생활을 사랑했던 주인공 다뤼의 인간의 존엄을 위한 결정과 이름 없는 알제리 죄수의 자율성을 다룬 명작이다.